어느 새 다시 밤이 되었네요.
일부 분들이 저에게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쪽지가 온 것을 읽어보면 많은 분들이 종목 선정의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여... 그리고 제가 파생 트레이더라는 점이 과연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종목.
백이면 백 폭등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는 꿈은 개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가치투자자가 아니라면 종목 선정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왜냐? 트레이더는 종목에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세 변동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져.
현물을 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가장 권장하고 싶은 종목은 KODEX200입니다. KODEX200으로 단타 게임을 하세여.
개투는 흔히.. 과거의 폭등주 차트를 보며.. 와... 저걸 잡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군침을 흘리져.
저 또한 그랬었구요.. 그러나 이제 저는 그것이 덧없는 환상임을 압니다.
그런 폭등주를 다 먹은 사람은 가치투자자이거나 운이 좋은 사람일 겁니다.
사실 이런 점에서 매수 후 보유 전략의 우수성이 드러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매수 후 보유 전략은 폭락파동을 온 몸으로 받는 경우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접근방법은 종목을 낚으려 할 것이 아니라 시세가 끊임없이 넘실대는 바다 속에서 먹을 만한 시세만을 낚아보자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적은 종목이 아니라 시세변동입니다. 고로 시세가 변동하는 종목이라면 어느 것이나 수익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져. 그 종목을 바닥에서 사서 꼭지에서 팔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어떤 종목이든 먹을 수 있는 파동이 나올 때 그것만 먹고 토끼면 되지여. 안 그렇습니까?
내가 삼송전자에서 1% 수익을 먹고 나왔는데 하이낙스가 상한가 간다고 해서 배아파할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난 돈을 잃지 않고 먹고 나왔는데! ㅋ 정말 안습인 게 뭔지 아십니까? 그건 먹지 못한 파동이 아니라 거꾸로 먹은 파동입니다. X발.. 파동은 거꾸로 먹으면 계좌에서 돈을 토해냅니다.
시장의 무서움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만이 대박주를 쳐다보며 군침을 흘립디다. 고수들은 그게 다 그림의 떡이라는 걸 알지여. 그래서 고수들은 철저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먹을 것만 먹고 나옵니다.
근 1년 사이 눈부시게 실력이 급부상한 동상 한 명은 변곡점 투자의 귀재입니다. X나 신기하게 매매하더군여. 귀신 같이 변곡점을 맞춰서 짧게 먹고 나옵니다. 그래서 자기 별명을 V헌터라고 부릅디다. ㅋㅋ (훈터 동상아, 게시판에 이런 글을 써서 미안하다. 내가 낸중에 술 사줄게 이해해라) 제가 하도 신기해서
'야, 나도 좀 알켜주라. 니는 어케 변곡점을 그리 잘 맞추노?'
했더니 하는 말이
'엉아, 난 그런 거 잘 몰라. 걍 X나게 떨어지면 손절매가를 약간 아래에 정해두고 매수할 뿐이고! X나게 오르면 역시 위로 손절매가를 정해두고 매도 때릴 뿐이여. 어차피 주시기라는 넘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거 아녀? 난 엉아가 말한 추세라는 건 잘 못 따라가는데,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건 알거덩!'
전 그 동상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여. 물론 전 변곡점 매매 같은 건 너무 위험해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 하지만 그 동상은 변곡점 형성의 원리에 대해 제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겁니다. 어쨌든 핵심이 뭔지 눈치 빠른 개투님들은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트레이딩의 핵심은 어떤 종목을 잘 골라서 바닥에서부터 꼭지까지 이쁘게 발라먹는게 아닙니다.
전 추세 헌터이지만, 그 동상은 변곡점 헌터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고수들의 특징은 매매방법이 단순하고 우아하다는 것이 하나고, 자신이 좋아하는 패턴이 나올 때만 매매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더이다. 욕심을 조절할 줄 알기에 자기가 원하는 시세패턴이 나오지 않으면 아예 클릭질을 하지 않고, 원하는 패턴이 나왔을 때만 확실한 위험관리와 함께 강하게 베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팔 수 있을 때 팔아 이익을 챙깁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심심하면 매수하고, 겁나면 매도하고... 왠지 오를 거 같으면 매수하고, 떨어질 거 같으면 매도하는 초보 개투님들..
물론 저도 예전에 그랬으니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이제는 좀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 확실하지도 않은 자리에서 베팅을 합니까? 심심합니까? 아님 돈이 남아 돕니까?
이제부터 여러분은 대박주의 환상을 버리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습니다. 그게 여러분을 살리는 길입니다.
여러분은 절대로 세력님들을 이기지 못합니다. X발.. 세력님들이 얼마나 열심히 잔디밭을 가꾸어놓았는데 여러분이 보탠 것도 없이 같이 먹자고 달려들면 세력님들이 이뻐할 것 같습니까? 저라도 눈치 없는 새끼 꺼지라고 말하면서 파란 똥침을 날려줄 것 같은데여!
여러분은 개투입니다. 개투가 왜 개투인줄 압니까? 시장을 움직일 수 없으니까 개투인 겁니다. 개투가 주식 산다고 주가 오릅니까? 판다고 주가 내리나요? 시장이라는 바다는 개투가 아무리 자기 자신을 열정적으로 투신한다고 해도 잠잠할 뿐입니다. 시세의 바다에 풍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세력님들 뿐입니다. 그러니 개투는 하이에나 같이 세력님들이 던져주는 찌꺼기 고기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야금야금 먹으며 커야 하는 것이지 세력님들이랑 맞짱 뜨려고 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개투는 주제를 알아야 하는 겁니다. 파생판에서 10년 가까이 굴러먹은 저 같은 넘도 세력님들의 눈치를 보면서 전체 파동의 10분의 1 정도만 몰래 먹고 나오는데 초보 개미들이 감히 세력님들한테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깝치면 안되죠. 그러면 망합니다.
말을 심하게 했지만 확실히 깨달으라고 말씀 드린겁니다.
물론 저는 추세추종자입니다. 그리고 저 정도 내공이 쌓이면 언제 장투를 해서 끝까지 먹고 나와야 하고, 언제 단타로 끊고 나와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이렇게 열심히 쓰는 것도 이 글을 읽는 개투들 100명 중 1명이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프로 트레이더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가 아닙니까. 그러니 첨부터 욕심을 너무 내지 말고 종목이 아닌 시세 변화의 원리를 연구하세여. 파동이 위로 솟는 자리와 아래로 빠지는 자리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세여. 파동이 위로 솟는 자리에서는 매수를, 아래로 빠지는 자리에서는 매도를 하는 겁니다.
자정이 지났습니다. 내일도 치열하게 전투를 해봅시다.
모두들 평안한 밤 되시길!
(미녀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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