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방법이란 어쩌면 말로 풀어내기 참 힘든 걸수도 있다. 그걸 풀어내려다 보면 사람에 따라 구구절절 말이 많아질 수 있다.
나 또한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다 보면 말이 많아진다. 그런 말들을 하다 보니 과거에 엄청난 양의 글들을 갈겨놓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너무 많은 지식을 알려주려 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때로 혼란만 가중시켜 놓는 결과로 이어진다.
분명한 건 트레이딩의 실체는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는 거고, 지식보다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거다.
결국 말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건 한계가 있고 스스로 체득해야 하는 부분이 크다.
똑같은 지식을 가르쳐줘도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한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은 모종의 재능이나 자질로 귀결되는데, 그건 지능이라기보다는 성격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매매 지식이 없다면 실천할 지침도 없기 때문에 공부는 필요하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언어를 빌려 설명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많은 에로사항이 발생한다.
내가 답답하게 느끼는 건 사람들이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보기보다는 현상의 표면적인 성질에 더 집착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기법을 물어오지만, 난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말을 해준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때로는 내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심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
시세가 상승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도 피상적이지 않고 깊이 있는 답을 얻고 그것을 구체적인 현상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경험을 통해 얻은 답은 다음과 같다.
시세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개미가 떨어져 나가야 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화뇌동파가 물량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 물량이 소신파의 손에 집중될 때 주가는 상승한다.
이 두리뭉실한 답을 구체적인 응용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이것을 기술적 용어로 개념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난 두 가지 중 적어도 하나가 이루어져야 상승한다고 본다.
1) 충분한 가격 조정
2) 충분한 기간 조정
1)을 기술적 매매에 적용시키면 눌림목 매매가 되는 것이고 2)를 적용시키면 이평선 수렴 후 확장 시 진입하는 매매가 되는 것이다. (이평선이 수렴한다는 건 충분한 기간 조정을 거쳤다는 뜻임)
많은 이들이 20일선에 닿으면 매수한다, 꽈배기가 만들어지면 매수한다는 식으로 기계적으로 암기한다. 그 원리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정의 폭을 가늠하기 위해 어떤 이는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을 이용하기도 한다. 수만가지 방법이 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상승 추세 속의 조정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질문은 내 생각에 이것이다.
추세는 왜 발생하는가?
많은 책에서 이를 단순히 '주가가 관성을 띠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설명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뭔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내가 볼때 커다란 추세는 펀더멘털의 변화 때문에 발생한다. 펀더멘털의 변화는 대개 그 기업이 선점한 유리한 조건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고, 그러한 조건은 일정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에 추세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기술적 매매를 옹호하지만 시세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움직인다고 절대 믿지 않는다. 이 둘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은데, 확연히 구분해야 한다. 펀더멘털의 변화를 예측하려는 시도보다 시세 그 자체에서부터 추세를 예측하는 것이 더 쉽다는 주장과, 추세가 펀더멘털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완전히 다른 주장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체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생활습관이 지속적으로 체중이 늘어나는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업적 특성상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져 운동 부족이 되거나 술자리가 많아서 그렇거나.. 이러한 조건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체중변화의 추세가 만들어진다. 다만 체중변화에 베팅하려는 도박꾼이 있다고 한다면 그는 그러한 모든 조건을 분석해도 되지만 그보다 더 쉽게는 그저 체중 변화의 추세를 보고 따라가도 된다. 이유를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추세추종의 철학은 바로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지 펀더멘털을 무시하자는 발상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이를 오해하는 것 같다. 주식 투자란 결국 기업의 미래를 점치면서 벌이는 예측 게임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이런 예측을 하는 가운데 늘 오류가 발생하고 때로는 군중행동과 경매와 같은 매수,매도 경쟁이 발생하면서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발생한다. 또한 기술적 매매자에 의한 내재적인 양성 및 음성 피드백이 존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통계적 특성이 반영되면서 시세가 만들어지는 거다. 시세란 여러 주기의 파동 성분이 중첩된 것이고, 여기에 더하여 랜덤 노이즈가 더해진다. 이게 바로 시세다! 메이저들이 펀더멘털의 변화를 예측하는 게임을 하는 이상 주가는 펀더멘털과 무관할 수 없다!
따라서 추세는 종목마다, 시장마다 고유한 각도로 진행된다.
소형주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짧은 시간 안에 2-3배로 뛸 수 있다. 매출도 급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단위시간당 펀더멘털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상승각이 클 수 있다.
그러나 대형주의 경우는 다르다. 이를테면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2배로 늘리기는 쉽지 않다. 이미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삼성전자가 상한가를 간다면 그것은 진정한 추세의 시작일 가능성은 적다.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변하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신생아는 1년만에 체중이 3배가 되지만 성인은 그렇게 되기 매우 힘들다.
예측의 오류에도 오차의 한계가 있다. 특히 시장이 효율적으로 변해가면 갈수록 시장은 펀더멘털의 변화를 더욱 잘 포착한다. 오버슈팅과 언더슈팅의 폭도 감소하게 된다.
결국 진정한 추세를 형성하는 주가 변화율, 즉 각도가 존재하고 추세파동에서 각도의 변화는 추세전환을 예고하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시세에 노이즈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또한 상위차트를 우선시해야 함을 뜻한다.
분봉 차트에 노이즈가 50%라면 일봉차트에는 30%, 주봉차트에는 15%, 월봉차트에는 5-10% 정도라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월봉, 주봉 차트를 보면 노이즈가 걸러진 추세가 한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평선이 정배열을 이룬다는 건 무슨 뜻일까?
주가가 일정 기간의 주가 평균보다 높다는 뜻이므로 그 기간 동안 매수한 사람들의 차익실현 매물은 나올 수 있어도 물린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고점에서 물려 있는 사람들의 매물벽은 주가 상승의 큰 걸림돌이다.
기법을 외우고 그것을 맹신한다면 그 기법이 파괴되었을 때 시장에서 퇴출되고 만다.
기법 그 이상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어도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그것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말짱 꽝이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직접 시장에서 깨지면서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 그 누구도 이것을 대신할 수 없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다. 특히 손절매는 말하기는 쉬워도 행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은 트레이더라면 필히 제대로 익혀야 한다. 그 다음으로 추세를 제대로 탔을 때 이익이 불어나도록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한 기술에 속한다. 대부분 어느 정도 수익이 쌓이면 차익 실현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져서 짧은 수익에 만족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기술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훈련을 통해 익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