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_^

언덕위의바람 2020. 1. 1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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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팍스넷에 들어오는데.. 투자노하우 게시판이 없어졌네요~! 그 동안 돈 많이 버셨는지여? ㅎㅎㅎ

 

전 그간 캐나다에 있다가 최근 중동으로 잠깐 갔다가 한국에 들어와 있습니다. 오랜만에 동상들 만나서 술자리를 했는데 10년 전 울분을 토하며 부를 이루겠다고 다짐하면서 쓰디쓴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 무척 센치해졌었네여! 술자리에 있는 동상들은 모두 저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도와주고 싶고, 지원해주고 싶고,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생기더군요. 그러다가 순간 몇 년전 제가 이곳을 떠나기 전에 개투 여러분들이 안타까워 투자노하우 게시판에 글을 써내려갔던 기억도 함께 떠올라 뻘쭘함을 무릅쓰고 잠깐 들렀습니다.

 

쪽지함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비록 제가 팍스넷에서 만난 분을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기로 결심하였고, 또한 제 개인정보를 어떤 방식으로든 보호하기 위해서 그 누구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온라인으로나마 열심히 트레이딩을 공부하려 했던 분들의 쪽지를 본의 아니게 답장드리지 못한 듯 싶더군여! 그분들 지금도 시장에 잘 살아남아계신지~! 아직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 당시 초보 입문자였다면 지금쯤은 중수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사실 제 매매철학 및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곳 팍스넷 게시판에서 과거 충분히 떠들었던 것 같고, 오프라인 독자들을 위해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내보자는 출판사의 제의에 그렇게 하기도 했죠. 어떤 분은 제가 결국 출판을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돈을 벌 생각으로 떠들었던 거냐..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할말은 없더군요. 저는 다만 한번도 돈을 벌자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구여.. 참고로 출판 수익금은 아마 몇백만원도 안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국내에 있는 동상들 술값으로 쓰라고 모두 줬답니다. 어차피 전 외국에 있어서 출판사 접촉도 모두 제가 믿고 있는 동상 한 명을 통해 이루어졌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곳을 통해 오프라인 인맥을 만들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건방지다고 하지는 마시길... ^^;

어찌되었든.. 오늘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제가 떠벌렸던 추세추종기법을 잘못 적용하여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접했기에 이에 대한 정정 및 충고를 조금 해볼까 하여서 입니다.

 

우선 추세추종기법은 승률이 기껏해야 50%를 조금 넘는 기법입니다. 그럼에도 수익이 나는 이유는 수익 대 손실 비율이 높기 때문이죠. 최소한 1.5 : 1은 되어야 쓸만한 추세추종 전략입니다. 훌륭한 시스템 전략은 일반적으로 3 : 1 이상의 수익 대 손실 비율을 가지고 있죠.

 

달리 말하면, 추세추종 전략은 '늘 이기는 전략'이 아니라 '이길 때 확실히 이기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여러번 휩쏘에 걸려 손실을 보아도 그것을 짧게 끊어내고 대신 추세를 잡았을 때 그것을 최대한 먹어보자!라는 전략인데..

이런 기본적인 속성을 제가 언급을 제대로 안 한 탓인지 어떤지.. 모르고서 무조건 추세추종을 하다가 돈을 크게 날린 분들의 항변을 몇 차례 듣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기본적인 사항일지 모르지만, 개미가 유일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법이라 자부하는 (제 혼자 생각일 수도 있음) 추세추종으로부터 따귀를 맞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모르셨다면 지금 알면 됩니다.)

 

1. 추세추종 전략은 장기 차트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인다.

달리 말해 일반적으로 추세추종 전략은 분봉 차트에 적용하며 휩쏘에 걸려 돈 날리기 십상이고, 일봉에서는 조금 낫고, 주봉쯤 되면 수익을 내줍니다. 따라서 데이트레이딩으로 추세추종을 하더라도, 분봉 차트에서 나타난 진입 시그널과 청산 시그널을 따라하면 쪽박입니다. 차트는 언제나, 항상 장기차트부터 보는 겁니다.

 

2. 추세추종 전략은 개별 종목보다는 선물이나 ETF에 적용할 때 빛이 난다.

왜 그럴까요? 그건 개별 종목이 시세를 분출하는 국면이 일시적이고 그 외 시간은 대개 거래가 한산해지기 때문이죠. 달리 말해 추세 발생 구간 자체가 짧고 빈도도 낮기 때문에 추세추종 전략을 적용하였을 때 추세를 먹기보다는 거짓 추세에 반복해서 올라탐으로써 홀라당 발려버린다는 거져! 그러나 전체 시장에는 늘 이벤트가 만발하고 거래량이 풍부하며 늘 추세가 있기 때문에 추세추종 전략으로 먹을 먹잇감도 자주 출몰하는 겁니다.

제가 예전에 '먹을 것만 먹자! 다 먹으려고 돼지처럼 굴면 망한다'라는 식으로 말씀드린 적이 있져? 즉, 추세추종가의 먹잇감은 '추세파동'이므로 추세파동이라는 사냥감이 잘 나타나는 사냥터에서 사냥을 해야 잘 걸리지 아무 동물도 살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서 아무리 활시위를 당겨본들 헛짓거리가 된다는 겁니다.

전 기본적으로 선물 트레이더이고 별미로 옵숀을 가미해서 플레이하다 보니 그 위주로 설명을 하였는데.. 많은 개투분들이 현물로 저와 똑같이 플레이하다가 손실이 생기는 것을 목격하고 '아.. 내가 이런 점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구나!'라고 한탄하게 되었답니다.

올바른 시장 선택.. 중요한 겁니다.

 

3. 주가의 움직임은 비대칭적이다.

뭔 강아지 눈굴리는 소리냐구여? 쉽게 말할게요. 상승하는 주가와 하락하는 주가는 성격이 다릅니다.

우선 전체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는 사실, 알고 계실 겁니다.(개별 종목은 아닙니다) 따라서 롱 포지션으로 진입하여 청산하는 추세추종 전략이 숏 포지션으로 하거나 둘 다 섞어서 하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성과가 낫습니다. (물론 숏 포지션 진입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시스템 전략은 제외로 하면)

또, 상승하는 주가는 일반적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금슬금 오르지만, 떨어지는 주가는 히스테리칼한 여자처럼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결국 상승 추세 중에서도 주기적으로 큰 하락성 변동 구간(일명 흔들기)이 나오게 됩니다. 반면 하락하는 주가는 떨어지는 칼처럼 미친 듯이 곤두박질치지 연착륙하는 예가 적죠.

이러한 주가 움직임의 비대칭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시스템을 롱 및 숏 진입에 적용하면 생각했던 것만큼의 성과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추세추종이라는 것. 저는 분명히 수익을 내는 전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말이죠! 만일 제가 운이 좋아서 이 전략으로 수익을 냈다면 동일한 전략을 사용하여 역시 큰 부를 일구신 제 스승님이나 선배님이 설명이 되지 않죠.

 

단지, 같은 무술을 구사하더라도 고수와 하수가 있듯, 추세추종이라는 놈을 질기게 깊게 파고들어가다 보면 새로운 디테일들을 배우게 되고, 사실 그러한 디테일과 경험만이 고수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스윙 단타나 가치투자나 여타 다른 사냥감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법이 있다는 것. 전 모두 인정합니다.

그러나 추세추종 전략을 평생의 투자전략으로 삼으실 분이라면, 한번 질기게 불독처럼 매달려 공부해보시기를 권유해드립니다.

 

저는 국내에 잠시 머물다가 다시 돌아갈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피땀 어린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언젠가는 노력한 만큼, 자신이 흘린 피와 땀만큼, 고민의 크기만큼 보상을 줍니다. 그렇게 믿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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