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트레이딩을 배우면서 많이들 한계를 느끼시고 계실 줄로 압니다.
저 또한 처음에 그랬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공부하기 시작한 여러분들은 적어도 한 가지 확실히 바뀐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어떠한 매매전략이 직관적인 수준에서 그럴듯하게 보이면 그대로 매매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그런지 테스트해보자! 이렇게 생각하게 되셨을 거에요. 아닌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테스트해서 수익을 내준다고 하더라도 '이거 과최적화한거 아닐까?', '뽀록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 분도 생겼을 겁니다.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전략을 찾아서 흥분되는 마음에 더 장기간 테스트해보면 예외 없이 깨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시스템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분도 있을 거에요. 그게 다 시스테머들이 커가는 과정입니다.
끝에 가서는 시스테머로 남는 분도 있고 시스템을 버리는 분도 있지만 시스템을 공부하는 과정은 기술적 분석에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과정 그 자체이므로, 트레이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이름을 잘못 붙였는지도 모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의 핵심은 자동매매가 아닙니다. 손매매로 해도 되요. 시스템 트레이딩의 핵심은 모든 전략을 알고리즘화하고 계량화해서 객관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방법론에 있습니다. 더 이상 환상을 쫓거나 거짓에 속지 않는 객관적 판단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 능력을 기른다면 자동매매를 하던 손매매를 하던 상관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단편적으로 연금술사들이 레시피를 외우듯 무조건 외우면서 적용했던 매매전략들을 실제로 과거 데이터에 테스트해보고 검증해본 후 한편으로는 문제점을 찾아보고 그것을 개선시켜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면서 시세를 이해하는 힘이 생기는 것이고 종국에는 자기만의 전략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 누군가가 대신 해줄 수 없는 고독한 과정입니다.
돈이 되는 시스템은 그 누구도 공짜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시스템 하나하나는 소중한 발명품임과 동시에 엄청난 지적 자산이므로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누구도 그것을 쉽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시스테머들의 불문율입니다. 일례로 시중에서 파는 시스템들의 가격이 얼마인지 한번 검색해보세요. 상당히 비쌉니다. 그런 가격에 시스템을 산다고 해도 신호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시스템 알고리즘은 결코 공개하지 않는 법입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Those who talk cannot trade, and those who can trade do not talk"
(말이 많은 사람은 트레이딩을 못하고, 트레이딩을 잘하는 사람은 말이 없다)
이처럼 극비 사항에 붙이는 트레이딩 전략이라면 아주 복잡하고 난해할 것임이 틀림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나, 실제로 끝까지 살아남는 전략은 아주 단순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스테머들 사이에서는 '한줄 코드'라는 말까지 있어요. 단 한줄의 코드로 성공적인 시스템이 나오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비밀 전략도 실제로 접하고 보면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전략을 교묘하게 수정했거나 보완한 것이 많죠. 결국 모든 전략은 추세추종전략, 지지-저항 전략, 변동성 돌파 전략, 패턴 인식 전략 중 하나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한편으로 제가 생각하기로는 핵심은 성배를 찾듯 전략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성배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을 공부하면서 성배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훌륭한 공부입니다. 결국 대박은 아니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내주는 시스템 몇 개를 가지고 안착하게 되는데, 이때부터가 진짜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선택한 전략을 따를 수도 있고, 도중에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도중에 시스템을 버리는 사람은 그 어떤 시스템을 줘도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성공한 트레이더들은 늘 규율과 원칙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해요.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100%는 없기에 손실은 반드시 발생하는 것이고 그 손실에도 불구하고 그 전략을 고수할 때 그 전략은 그에 걸맞는 보상을 주게 됩니다.
전략을 고수하는 것. 이것이 성공의 필요조건입니다. 물론 랜덤 전략을 고수한다고 해서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기에 성공의 충분 조건이 되지는 않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은 양의 기대값을 가지는 좋은 전략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다수의 여러분들은 어쩌면 이 과정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일단 그 과정을 통과한다고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아니죠. 그 다음에는 그 전략을 끝까지 고수해야 합니다.
고수하지 않는다면 결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성공적인 트레이더의 여정이란 그래서 결국 고민과 방황입니다.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는 과정... 이것이 바로 트레이더의 성장과정인 것이고, 자신이 일단 신뢰하기로 결정한 전략을 끝까지 믿는 심리적 강인함이 트레이더가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도 어디선가 들은 얘기입니다.
유명한 미국의 트레이더 에드 세이코타가 트레이딩 세미나를 열었답니다.
에드 세이코타는 첫째날 사람들에게 이평선 교차 전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후 둘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 그는 사람들에게 왜 이 전략을 꾸준히 사용해야 되는지에 대해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합니다.
얼핏 들으면 웃긴 얘기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성공하는 전략은 어쩌면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듯, 여러분이 트레이딩을 공부하기 시작한 첫날 이미 배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전략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지속적으로 따르지 못했고, 그랬기 때문에 아직까지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혼마 무네히사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혼마가 방황하고 있을 때 스님이 흔들리는 깃발을 보고 깃발이 왜 흔들리는지 물었다고 합니다. 혼마가 바람이 불어대니 흔들리는 거라고 대답하자, 스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 깃발이 흔들리는 것은 자네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네."
혼마는 이 말에서 크나큰 깨달음을 얻고 그 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죠. 이 일화가 사실이든 아니든 이 일화에는 크나큰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트레이더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람에 깃발 흔들리듯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 때문입니다. 여기서 바람은 시세의 잦은 움직임이고 깃발은 자신의 마음입니다.
'고수칼럼 > 미녀53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 2020.01.19 |
---|---|
깨달음에 대한 인도인의 이야기 (0) | 2020.01.19 |
훌륭하신 회원분들께 (0) | 2020.01.19 |
작은 선물입니다. (0) | 2020.01.19 |
초보 개투들에게 드리는 종합적 조언 (0) | 2020.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