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개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야기 (번외편)(미녀53)

언덕위의바람 2020. 1. 1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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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주셨네여..

감사합니다~~~

 

제 글이 공감이 간다면 그건 순수 경험에 의해 쌓여진 내공이 반영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전 정말 젊은 시절을 주식에 갖다 바친 넘입니다.. 정말... 다른 걸 이렇게 열심히 했다면 뭘해도 크게 성공했을 텐데..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져..

 

트레이딩은 지식이 아닙니다. 트레이더는 프로 게이머입니다. 스타 잘하는 색히들이 이론이 강해서 스타를 잘하나여? 아니죠~ 그건 이론 + 피눈물 나는 연습 + 그러는 중에 조금씩 쌓이는 내공 + 어느 순간 통합되면서 게임의 본질을 깨닫는 도가 트이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시리즈물을 연재하기로 마음을 먹은 건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이제는 전파해야 될 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봐야 별 것도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란 무엇인지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고, 적어도 제가 겪은 우여곡절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제가 그 동안 배운 트레이딩의 도(道)를 글로써 체계화해보고 싶은 욕심도 작용한 듯 합니다.

 

자, 여기서 잠시 플래쉬백~~~ 개인적인 스토리를 좀 까보겠습니다. ㅎ

 

학창시절 전 주식동아리 회장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주로 가치투자를 위시한 투자를 하고 있었고 울 동아리에서는 매주마다 모여서 기업분석을 심도있게 한 후 발표를 하고 의견 교환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 스몰 캡 전문이었는데 작지만 내실이 튼튼하고 고성장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특기로 삼고 있었져. 특히 필립 피셔 엉아는 제 영웅이었져! 그 엉아의 책을 얼마나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릅니다.

 

전 졸업한 후 그 동안 쌓은 지식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X발!!! 운이 없으려니까 IMF가 터지는 겁니다. 헐~~~ 은행은 안 망한다고 생각해서 사두었던 은행주도 휴지가 되어 버리고.. 전 날이면 날마다 쏘주병을 입에 물고 사는 신세가 되었져. 대학시절 만나 뜨겁게 사랑했던 여친도 저를 떠나고, 전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서 정신과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저를 더 비참하게 했던 건 제가 명문대 출신이라는 겁니다. 주위 친구들은 안정적으로 대기업에 입사해서 결혼해서 알통달콩 잘 살고 있는데 전 주식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X랄을 떨다가 폐인이 되었으니..

 

어쨌거나 전 IMF에서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주식에서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 주식에 바닥이란 없으며 시장은 자기 고집을 부리는 자들을 골탕 먹이기를 즐긴다. 전 가치분석이라는 툴을 버리고 기술적 분석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처절한 실전 전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밤에는 대리 운전을 하고 각종 신종 알바를 하면서 몸 파는 거 빼고 다 했습니다. 전 자존심을 버렸습니다. 명문대 나왔으니.. 하는 생각은 아예 버렸습니다.

 

전 주식의 고수라는 사람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비법을 배우려고 먼 길 여행도 다녔습니다. 팍스넷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이곳에 있는 글을 보면서 고수 냄새를 풍기는 분에게는 무작정 쪽지를 보내어 만나자고 해보기도 했습니다.

 

제 주식인생의 전환점은 최고의 스승을 만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분은 작은 까페를 운영하셨던 분입니다. 그러나 본직업은 그게 아니져. 까페는 취미로 하는 거고 본업은 파생시장의 트레이더였습니다. 그 분은 정말 개미로서는 어마어마한 부를 이루셨는데 지나치게 겸손하셔서 저처럼 이렇게 글 쓰면서 자랑하는 스탈도 아니셨습니다. 그랬기에 제가 그 분을 발견하게 된 건 엄청난 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제 딱한 사정을 말하며 물불 안 가리고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저를 가엾게 여긴 그 분은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은인과도 같은 분으로 저는 그 분을 통해 트레이딩의 기초 이론부터 탄탄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그 분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분은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뜨셨고 저는 아버지를 잃은 것 이상으로 한 동안 슬픔에 빠져 지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렇게 글로 남기는 내용들은 추세추종 철학이라고 하는... 그 뿌리가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리고 그 철학의 아주 충실한 계승자였던 스승님이 원조입니다.

 

...

 

스승님으로부터 추세추종학을 사사받고 파생시장에 입문한 1년 동안 저는 옵숀매수로만 게임을 했습니다. 그게 스승님의 명령이었습니다. 매매당 베팅 머니는 100만원 이내였져. 그 이상으로 키우다가 걸리면 파문당한다고 하셨져. ㅎ 1년 동안 저는 그런데 잃기만 하다가 깡통을 찼습니다. ㅋㅋ 빙신...

 

2년차.. 전 스윙 트레이딩을 버리고 철저한 스캘핑 매매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옵숀매수로.. ㅋ 그러나 전 더 빠른 속도로 깡통을 찼습니다. 헐~~ ㅡ.,ㅡ

 

3년차.. 전 데이 트레이딩을 하지만 스캘핑보다는 호흡을 한 단계 더 길게 가져가는 방법으로 매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저한테 잘 맞았던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1년 만에 원금을 50배 정도 뿔렸습니다. 원금이 워낙 작아 큰 부가 되지는 못했지만 빚을 청산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제 마이너스 인생을 청산한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4년차. 전 5개월 만에 다시 원금을 5배 정도 불리는데 성공했고 스승님은 이제 선물과 옵션 매도를 겸한 진정한 파생 트레이딩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죠. 그 이후 전 옵션 헷징을 겸한 선물 트레이딩을 주로 하게 되었고 지금은 몇몇 동생과 함께 즐겁게 트레이딩을 하면서 먹고 살고 있는 전업 트레이더가 되었답니다. 일부 자금은 시스템으로 돌리고 있는데.. 쩝.. 시스템이 저보다 수익이 나쁘군여.. ㅡ.,ㅡ 멍청한.. ㅋ

 

파생의 전략 매매에 대해 잠깐.. 물론 저도 전략 매매를 해본적이 있습니다. 차익거래도 시도해봤고 변동성 매매를 할 때는 정확한 델타 헷징을 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계산했던 적도 있습니다. 근데 그 모든 것보다 추세 추종이 우월합니다. 어차피 수익은 시장이 내주는 것이기에 내가 머리 싸맨다고 되는게 아니거등여!

 

그럼 다시 플래시 포워드~

 

전 때로는 추세를 따라가다가 가슴이 두근두근해지고 불안해져서 포지션을 정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후 아니나 다를까 반대 방향으로 파란 똥침이나 빨간 똥침이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구여? 솔직히 저도 설명은 못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제가 불안하면 포지션을 정리합니다. 불안해하면서까지 포지션을 보유할 이유가 없으니까여! 오버나잇도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때만 합니다. 불안해서 제 주위의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까지 잡쳐버리면 곤란하거든여. 저는 트레이딩에 오전 8시 반 정도부터 3시 15분까지만 초집중합니다. 그 담에는 그 날의 결과를 훌훌 털어버리고 점심을 먹습니다. 전 트레이딩 중에는 아무 것도 안 먹습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일단 매매를 중단합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아도 매매를 안 합니다.

 

개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론 피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요즘 많은 HTS에서 모의투자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진짜 돈이 아니라 할 맛이 안 나지만 그걸로 연습을 해보다 보면 시세의 강약을 느끼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시장친화적인 마인드입니다. 시.장.친.화.적.인 마인드!!!

만일 내가 어떤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왠지 자꾸 속이 뒤틀리고 쓰리다면 그건 내가 시장에 맞서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 GUT FEELING이 오는 순간 포지션은 정리해야 합니다. 물론 곧바로 반대로 올라타면 절대 안되구여! 시장이 진정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있다면 어느 방향인지를 재분석해야 하는 겁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딴 말을 하는 지식 나부랭이들이 있져.

이 말은 뭔 뜻하고 똑같냐면.. 스타쿠래프트는 고수가 많기 때문에 고수가 되기 위해 연습하는 건 의미가 없다라는 말하고 똑같고,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는 비법이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비법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비법은 없고 모든 것은 운이므로 공부하지 말고 수능 치라는 말하고 똑같습니다. 얼마나 등신 같은 말입니까.

 

그딴 말을 믿느니 지금 이 순간 연습을 더 하는게 좋습니다.

기술을 연마하는 자에게 시장은 미소를 선물합니다.

 

번외편이 좀 길었군여~ 시리즈물은 계속 연재됩니다. ^_^

 

(미녀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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