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사업으로서 트레이닝

언덕위의바람 2020. 1. 17. 22:02
반응형

요즘 저를 기쁘게 하는 쪽지들 중에는 종목 관련 문의나 추천을 해달라는 식의 쪽지보다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묻는 쪽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개투들이 정도(正道)를 걷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보람도 느낍니다. 그것이 지금 이곳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는 제가 한때 열정을 퍼부었던 시장에게 보답을 하는 길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주식판에 머무르는 동안 늘 느꼈던 것은 시중의 매스 미디어나 서점의 주식 관련 서적들 중에 개투들을 돕기는 커녕 오도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쓰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고 책 장사꾼들은 말도 안되는 제목으로 순진한 개투들을 유혹하여 돈 버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양심적으로 진실을 알려주려는 사람들과 서적들은 늘 그렇듯 대중성을 얻지 못하고 그 결과 개투들은 쓰레기 같은 지식들로만 머리를 가득 채우고 판에 들어왔다가 세력들에게 단물만 쪽쪽 빨리게 됩니다.

 

물론 저 또한 현장 플레이어로 활동할 당시에는 제가 돈을 버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대중들이 멍청한 상태로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제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주식으로 쓰러져 피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판을 떠나면 쉽고도 재미있게 많은 개투들에게 트레이딩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제 바램이 이렇게나마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오만일까여. 진실은 여러분들만이 알겠지여..

 

오늘 저녁(그쪽은 아침?)에는 사업으로서의 트레이딩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야그를 하고 싶습니다.

 

사업으로서 트레이딩을 하려고 하면 트레이딩 또한 여타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경기 순환과 업종 경기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고, 경쟁에 따른 매출 가감효과와, 단기적으로 지배하는 운의 요소, 예측치 못했던 외부효과 등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팬션업을 하는 사람은 성수기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 매출이 늘어나지만 비수기에는 아무도 사람이 찾지 않아 매출이 전무하게 됩니다. 따라서 팬션업을 하는 업자 입장에서는 성수기에는 가격을 올려받고 투자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비수기에는 가능한한 비용절감에 노력하는 것이 옳습니다.

 

트레이딩을 사업으로서 영위하는 사람들은 상승장, 횡보장, 하락장 각각에서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계획을 짜두어야 합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개별 매출 하나하나에 연연해서는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트레이딩을 사업으로 하는 사람들 또한 개별 매매의 손익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훌륭한 트레이더는 트레이딩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그들은 일단 장에 들어서면 자신의 매매전략과 계획을 기계적으로 잘 이행하고 있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지 즉흥적인 감으로 매매하지 않습니다. 매매전략의 검토와 수정은 일정한 주기로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저 같은 경우에는 분기별로 전략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일단 전략이 짜지면 그 기간 동안에는 그 전략을 충실하게 따라야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기법이라 해도 통계적으로 승률이 조금 더 높다는 뜻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략과 기법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회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실적에 주목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략 업데이트를 위해 특히 주목해야 하는 기록에는 그 전략을 이용하던 기간 동안 있었던 최대손실액 최장연속손실일수입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전략 혹은 전략군(群)의 리스크(RISK)를 반영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최대수익액과 최장연속수익일수를 검토하여 이를 보상(RETURN)으로 간주하여 리스크와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 외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수치로는 평균적인 수익 대 손실의 비율(AVERAGE PROFIT-LOSS RATIO), 승률, 그리고 기간 수익율 등입니다.

 

다음에는 트레이딩의 타임 프레임(TIME FRAME)을 선정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횡보장에서는 쉬지 않는다면 데이트레이딩 위주의 선물매매를 하거나 시장의 비효율성이 감지될 때 일시적으로 들어갔다 빠지는 이벤트 중심 매매를 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옵숀 양매도를 싫어해서(베어링 은행을 파산시킨 포지션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보시길) 이런 매매는 왠만해서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추세가 분명해지면 중기적으로 포지션을 홀딩하는 추세매매를 했는데 물론 이때가 가장 큰 수익이 나는 시기입니다.

때때로 나타나는 변동성장(작년 10월 폭락장과 같은)에는 옵숀 양매수 전략으로 스윙 매매를 하면 큰 돈이 벌리게 됩니다.

 

절대적으로 올바른 타임 프레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많이 받았던 쪽지 가운데에는 스캘핑이 옳으냐, 데이트레이딩이 옳으냐, 스윙이 옳으냐와 같은 질문들이 있었는데 답변을 드리기 곤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수익이 많이 나는 타임 프레임은 장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계적인 휴식의 원칙 또한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10번 연속으로 손절매를 감행하게 되면 한동안은 시장 관망세로 돌입하여 제 자신과 전략을 검토하면서 휴식하는 원칙을 세워두었습니다. 10번이나 연속으로 손절매를 했다는 것은 제가 장세 판단을 잘못했거나, 장세와 전략 간의 호환성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나 검토작업이 필요한 것입니다.

 

트레이딩을 사업으로 영위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시장에는 언제나 기회가 돌아온다는 것이며, 기회를 놓친 것을 아까워하기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워렌 버핏의 제 1 투자 원칙이 '잃지 않는다'이며 제 2 투자 원칙이 '제 1 원칙을 잊지 않는다'라고 했던 것처럼 손실을 관리하는 것을 중요시 여겼던 점을 상기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매매전략에 있어서는 매수를 할 때는 가능한한 에누리를 하고, 매도를 할 때는 가능한한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즉, 추세에 순응하되, 매수를 할 때는 눌림목이 어디인지를 찾아내려 해야 하고, 매도를 할 때는 단기 반등의 자리가 어디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언제나 시장가격에 순응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가격순응자(PRICE TAKERS)이지만 개별적으로 거래를 할 때는 언제나 흥정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흥정의 기술을 잘 익히는 것도 성공적인 트레이딩에 있어서 무시할 수만은 없는 요소입니다.

 

트레이딩을 하고 난 후 외적인 성공요소들로는 우선 정보에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서로 다른 2개 증권사 이상의 시황 레포트를 받아보는 것이 현재 경제 상황의 맥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되고, 매매가 끝난 오후에는 매매 복기와 일지 작성을 마친 후에 주요 경제 및 정치 관련 뉴스를 챙겨 보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물론 매매 전략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매매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전체적인 맥락을 정하는데 부지불식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경험입니다.

 

그 외에 만일 운이 좋아서 외국계 증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며, 동료 트레이더들 혹은 친구들과 정기적인 친목의 자리를 만들어서 사회로부터 지나치게 격리되지 않도록 자기 관리 또한 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장중에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저녁만큼은 제대로 챙겨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밤이 되면 글로벌 증시를 체크하며 그 다음날의 전략에 대해 구상해야 하며, 이 시간이면 주로 나오는 CNBC의 뉴스 등을 챙겨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 자기 전에는 경제 관련 서적들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읽으며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적하려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경제 서적 뿐 아니라 인문 교양 서적을 통해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도 편협한 주식쟁이가 아닌 온전한 인간으로써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던 듯 합니다.

 

아무쪼록 성공적인 트레이딩 하시기를...

 

[출처:투자노하우]

반응형

'고수칼럼 > 미녀53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의 역사(8)  (0) 2020.01.17
시장의 역사(7)  (0) 2020.01.17
시장의 역사(6)  (0) 2020.01.17
시장의 역사(5)  (0) 2020.01.17
잠 들기전에(언제 투자를 하고 언제 쉬어야 하는가)  (0) 202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