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간 분석(INTERMARKET ANALYSIS)을 통해 애널들에 의해 자주 거론되는 야그가 있지여?
바로 미국 다우 지수의 1960년~1980년대의 모습과 우리나라 코수피의 1985년~2005년의 모습이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이져..
이를 두고 일부 애널들은 다우가 1980년대 이후 1000포인트를 뚫고 20년 사이에 1만 포인트까지 다다른 것처럼 우리 증시 또한 차후 이러한 대폭발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합니다.
과연 애널들이 말하듯이 차트의 모양새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미국의 과거 20년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여?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이유에는 단순한 차트의 유사성 외에 무엇이 있을까여?
8. 레이거노믹스와 MB노믹스
앞선 글에서 레이거노믹스의 정책과 현재 이명박 정부의 정책 사이에는 유사점이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물론 대운하 건설과 같은 대규모 토목 건설을 시행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은 전혀 신자유주의적이 아니었고, 도리어 케인지안 식의 경기부양책에 가깝지만, 그 외 기업과 금융권에 대한 규제완화, 감세 정책, 공기업 민영화 등은 어느 정도 신자유주의적 사조를 따르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일단 실물 경제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레이건의 정책은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유가 급등으로 인한 고물가와 그로 인한 고금리, 저축대부조합의 파산 등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타계하기 위해 레이건이 우선적으로 취한 조치는 시중의 통화량을 확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레이건은 기업의 투자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감세정책과 각종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실시했습니다.
금리가 통화량 공급 확대에 의해 하향 안정화되었고 이와 함께 물가도 안정되었다는 점은 당시 불황을 일으켰던 근본 원인을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세 정책이 애초부터 의도했던 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는가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1981년 레이건 정부는 경기회복감세정책(ECONOMIC RECOVERY TAX ACT)을 통과시키지만 감세 혜택은 모든 기업과 소득층에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기업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감세 혜택에 의해 주로 수혜를 본 것은 대기업이었고 중소기업은 감세에 의한 혜택에서 소외되었기에 미국 기업의 평균 실효 세율은 감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감세로 인한 기업의 설비 투자 증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가계의 측면에서 보아도 감세 혜택은 주로 고소득층에게 저소득층에 비해 2배 넘게 돌아갔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전반적인 소득계층의 소비진작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1982년에서 1983년까지 미국의 실업율은 9~10%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1984년 이후부터는 실업율이 8% 이하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것이 과연 감세 정책에 의한 효과인지 아니면 낮아진 물가, 달러 약세, 그리고 저금리로 대표되는 3저 현상에 의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경제 또한 3저 현상에 의해 큰 혜택을 입었는데 수출비중이 높았던 우리 경제는 드라마틱한 기업실적 개선을 보이면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유동성과 맞물려 폭발적인 트로이카 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때 트로이카 중에서도 증권주의 폭등은 역사에 남는 기록으로써 3년간 대신증권은 7배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지여.
원래 야그로 돌아오면, 이러한 감세 정책에 대한 대가로 미국 재정적자는 레이건 정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후에 클린턴 정부 때 약간 감소하다가 다시 부시 2세가 정권을 잡으면서 계속 증가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전체 GDP 대비 국가부채는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다만 레이거노믹스가 증시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감세정책이 초래한 결과는 자본의 대형화와 활발한 M&A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분명 증시 상승을 부추긴 하나의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증시 상승의 또 다른 축을 얘기하자면 그것은 금융권에 대한 규제 완화입니다. 레이건 시대를 기점으로 하여 대형 투자은행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금융공학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이때를 계기로 나타나 최근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이르기까지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보여주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금융산업의 과열과 투기열풍이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지만..) .
이 모든 현상은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금융 및 서비스 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즉, 미 경제의 주역이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지여.
자, 그럼 이제부터가 정말로 중요한 파트져?
우리나라의 상황은 레이건의 시대와 얼마만큼 유사하고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은 우리 경제와 증시에 어떠한 파급 효과를 가지게 될까여?
실물 경제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명박 정부의 소득세 인하 정책은 레이건 때와 같이 세수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될 경우 사회보장 및 복지 부문에 대한 재정지출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국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서 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고금리로 인해 기업 투자는 감소하게 될 것인데 이에 따라 실업율은 증가하여 가계 소비는 줄어들고 이미 불어날대로 불어나 있는 가계 부채 상황은 더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지여.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금산 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 의해 대기업들의 확장이 시작될 것이고, 잇따른 공기업 민영화는 알짜배기 공기업에 대한 대자본들의 M&A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자통법의 통과를 비롯한 각종 금융규제 완화는 과거 미국과 같이 대형 투자은행들이 생겨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것이고 선물 거래 시간이 24시간으로 확장되고 국내 주가지수 선물이 미국 선물 시장에 상장되는 절차가 일어나면 거대한 외국자본이 국내 파생시장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또한 이러한 조류를 모를리 없으므로 전통적인 설비 투자보다는 M&A 시장에 자본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비해 대기업들은 미리부터 직접금융(특히 주식시장)을 통해 자본 조달을 꾀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있을 M&A 열풍에 대비하여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아마도 차후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산업의 급격한 발전이 일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거대자본이 금융시장으로 집중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조류에 편승하는 고소득층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또한 일어날 가능성이 큰데,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던 부동산 대신 금융 자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요약하자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또한 과거 미국과 같이 부의 양극화와 함께 거대 금융 자본의 탄생을 목격하게 될 듯 합니다. 때마침 글로벌 경제 위기를 통해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공조 체계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시중 통화량이 엄청나게 팽창하였으나, 이러한 자본은 미국과 유럽의 선진시장보다는 아시아 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분도 최근 목격했다시피 아시아 시장이 선진 시장 대비 강세를 보여줌으로써 개투들을 의아하게 했을 텐데, 어쩌면 이는 글로벌 자본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단서인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최근의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와 금융주들의 폭발적 상승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꿰뚫은 외국 자본세력이 우리 시장으로 공격적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장의 역사 시리즈를 마무리 지을 주제로 최근의 서브 프라임 위기를 필두로 한 세계 질서 개편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재조명해보고, 개투들이 격동하는 현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새로운 부의 물결에 편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P.S. 이 모든 시나리오는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므로 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여 무리한 투자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결국 개개인의 몫임을 잊지 마시길..
[출처:투자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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