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간만의 끄적임..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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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으면 절대로 안돼요!

 

돈을 벌어다주는 것은 시장이고 기법이 아니다! 고로 어떤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시장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돈은 벌 수가 없다! 시장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돈이 흘러들어가야 하고 장기 추세는 장기적인 돈의 흐름이 유지될 때 일어난다. 이겁니다.

 

두 가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시장 A는 노이즈가 제로인 시장입니다. 이 시장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일직선으로 계속 오르고, 내리기 시작하면 일직선으로 계속 내립니다. 고로 이런 시장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시장의 각도가 바뀌면 바뀌는 방향으로 따라가는 것이 되겠고 승률은 100%가 될 겁니다. 수익률은 물론 시장이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거리에 비례하겠죠. 그냥 화살표만 따라가면 돈 법니다.

 

시장 B는 변동성이 전혀 없는 시장입니다. 옆으로만 기는 시장입니다. 완전 플랫합니다. 약간의 상승, 하락 움직임도 없이 옆으로만 깁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그 어떤 기법도 돈을 벌어다주지 못합니다. 어떤 개지랄을 떨고 머리를 싸매고 연구해도 이 시장에서는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요지는 기법이 아니라 시장이라는 겁니다.

 

제가 항상 과거에 돈을 벌 때마다 시장님께 감사인사드린 거 기억하시죠? 돈을 번 것은 저도, 기법도 아닌 시장님 덕분이죠. 그분이 움직여주지 않았다면 제가 감히 어떻게 돈을 벌었겠습니까? 언감생심 꿈도 못 꾸죠.

 

제가 기법 연구가 연금술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린거 기억하시죠? 모두들 돌을 금으로 만들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죠. 애처로울 정도로요!

 

연금술을 화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시스템 트레이딩입니다. 그러나 화학이 더이상 돌을 금으로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처럼 시스템 또한 결론은 돈을 늘 벌어다주는 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기법을 과거 데이터에 시뮬레이션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이 시장이 기법과 적합성이 높은가 아닌가!

 

전 은퇴 이후에도 시스템 전략을 파고 있습니다. 요즘은 재미있는 연구를 조금 하고 있어요. 이른바 선물 옵션 합성 데이트레이딩 시스템인데, 시스템이 스스로 시장의 변동성과 추세를 파악해서 묘하게 선물과 옵션의 합성비율을 결정하죠. 이때 변수가 되는 것은 옵션의 감마와 세타입니다. 물론 공개할 수 없는 전략이고요, 베이시스, 프로그램 차익잔고도 변수로 들어갑니다. 암튼 전 지적 유희를 위해서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무리 연구해도 시세를 예측하는 시스템은 만들 수 없더라구요. 한때는 혹시나 통계적 기법으로, 그리고 머신 러닝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패턴 분석을 해서 미래 시세를 예측할 수 없을까 희망을 가져본 적이 있지만, 그 시스템은 백테스트, 전진분석, 모의거래를 통과 후 실제거래에 투입하는 순간 미친 듯이 깨져서 스톱시켜버렸습니다. 수퍼 컴퓨터조차도 미래는 예측 못합니다. 또 다른 거창한 시도가 주가파동을 성분파동으로 분리시키는 푸리에 변환을 가해보려고 끙끙댔었는데 실패하고 말았죠. 주가가 다양한 성분파동의 조합이라는 제 기본 가설이 맞는지도 요즘은 살짝 의문이랍니다.

 

각설하고!

 

제가 왜 선물 거래를 했을까요? 개별 종목 거래를 하지 않고?

 

저는 왜 기술적 거래를 하려면 선물을 하라고 할까요? 스릴이 넘쳐서?

 

아니요.

 

선물시장이 추세가 가장 빈번하게 생기는 시장이니까 그래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A구간에서 삼성전자가 시세를 내고 B구간에서 현대차가 시세를 내고 C구간에서 하이닉스가 시세를 낸다고 해볼까요? 현물을 거래해서 돈을 벌려면 A구간에서는 삼성전자를 사야 하고 B구간에서는 현대차를 사야 하고 C구간에서는 하이닉스를 사야하죠. 그나마 현물 개별 종목 거래를 한다면 주도주 거래를 하기 위해 RS가 상승하는 종목을 교체매매하는 것을 추천드리긴 했지만 시장에 노이즈가 존재하는 한 이게 항상 쉬운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차, 하이닉스가 모두 합쳐진 선물시장의 경우! A, B, C 구간에서 각 개별 종목만큼은 아니지만 파동이 나오겠죠. 왜? 이 종목을 다 합한 거니깐.

 

이 논리를 조금 더 넓혀보면 어떻게 될까요?

 

주식시장에서 파동이 나오지 않는다면 돈은 다른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다는 겁니다. 코스피가 안 가고 코스닥이 가면 돈은 지금 코스닥에 가 있다는 거고, 때로 돈은 원유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을 돌아가면서 공격합니다. 현재 자금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것에 의해 장기 추세가 발생하고, 그러한 시장을 거래해야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 포착하기 어렵다면 방법은 다양한 시장에서 거래하면 되는 겁니다.

 

시장이 존재하는 한 버블은 언젠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또 어느 한 시점으로 미분해서 바라보면 항상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시장은 어딘가에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있습니다. 투기자금은 결코 씨가 완전히 마르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파 리스크를 아주 싫어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없애버리려고 합니다. 그게 현대 금융론의 핵심 주장이기도 하구요. 리스크는 수익으로 연결되지만, 모든 리스크가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고 돈을 벌기를 바라는 것은 빙신 짓일 뿐이다... 이겁니다.

 

추세가 나오는 시장이라면... 이평선 전략 하나만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요지는 시장이지 기법이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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