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옵숀 거래를 하려는 개미들을 위한 입문 글 (1)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1:03
반응형

오래 전부터 한번은 옵숀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럴 때마다 뭣부터 야그해야할지 몰라 차일피일 미뤄왔었습니다.

오늘 한번 시간 내서 글을 올려봅니다. 옵숀 거래를 하는 개투들이 기초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콜옵숀, 풋옵숀이 뭔지는 다 안다는 전제 하에 시작합니다.

 

네이키드 매수란 콜이나 풋 중 하나를 사는 매매입니다. 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면 대박이 나는 포지션이죠. 많은 개투들이 유일하게 취하는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네이키드 매수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맞아떨어지면 큰 수익이 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포지션만을 고집하면 승률이 너무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오랜 기다림 후에 급소에서 옵숀 네이키드 매수를 하면 상상을 초월한 수익이 난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옵숀거래를 함에 있어서 개투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증거금입니다. 옵숀 매수를 때리는거보다 매도를 때리는데 증거금이 훨씬 크고 수익은 작습니다. 그래서 매도를 때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개투들이 간과하는 것은 이런 개투의 약점이 바로 개투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입니다.

 

네이키드 옵숀 매수로만 승부를 보려 한다면 저는 한 가지 방법만을 추천합니다.

첫째, 매수금액을 전부 다 날릴 생각으로 매수한다. 대신 다 날려도 물타기하거나 추가적인 지랄발광을 떨지 않는다. 정말 다 잃을 생각으로 매수해야 한다.

둘째, 손절매 따위는 하지 않는다.

셋째,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청산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목표수익률이 올라갈수록 승률은 떨어진다.

 

가끔씩 심심하면 저는 복권 사는 심정으로 100만원 정도 만기 근처에서 외가격 옵숀을 사놓고 축구 중계 관망하듯 지수를 지켜봅니다. (은퇴한 지금도 가끔 하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만일 똥가격으로 추락하면 좋은 술 하나 마셨다 셈 칩니다. 그리고 대박이 나면 친구들 불러모아 술 한잔을 사고 남은 돈은 트레이딩 동생들 사무실로 송금해서 운영비에 보탭니다. 재미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게임은 재미로 하는 겁니다. 절대로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매일 매일 하는게 아닙니다.

 

이보다 약간 더 발전된 게임의 형태는 외가격 옵숀 양매수를 하는 겁니다. 스트랭글이라고 하죠? 저항선이나 지지선 근처에 주가가 있습니다. 주가는 크게 떨어지거나 크게 오르거나 둘 중 하나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면 콜 100만원, 풋 100만원 사놓고 모니터를 끕니다. 그리고 이틀 정도 지나서 확인합니다. 수익이 나면 더 둘지 판단하고(변동성 확장 추세에 베팅), 수익이 나지 않으면 그냥 타임 컷 합니다. 손실은 일반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이런 형태의 게임을 저는 여가 목적의 오락 옵숀 매수라고 합니다. 상당히 재미있고 운이 좋으면 돈도 법니다.

 

그러나 옵숀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려고 하면 이따위 오락에만 매달려서는 안됩니다. 옵숀의 가격 구조를 알아야 하고 전 행사가의 옵숀을 모니터링하면서 전략 매매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깡통이 되지 않습니다.

 

1. 옵숀의 가격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당연히 옵숀도 상품이니만큼 수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나 그 수급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결정되지 않습니다. 정교한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곳이 옵숀 시장입니다.

 

한 행사가의 옵숀이 다른 행사가의 옵숀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될 수 있을까요? 아주 잠깐 그럴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장기간 그렇게 방치될 수 없습니다. 왜냐구요? 초고속 기관총을 발사하는 프로그램들이 이런 수익의 기회를 그냥 놔둘리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여러분. 빡스 차익거래라고 아시나요? 음.. 그 전에 합성 선물이라고 아시죠?

합성 선물이라는 건 같은 행사가의 콜을 사고 풋은 팔거나, 콜은 팔고 풋은 사거나 해서 만듭니다. 이러한 포지션의 손익구조는 선물과 똑같습니다.

 

이럴거면 선물을 매매하지 왜 이런 미친 짓거리를 하느냐구요? ㅎㅎㅎ 당연히 아무때나 이 짓거리를 하지는 않죠. 선물과 합성선물 간에 가격 괴리가 발생할 때 비싼 건 팔고 싼 건 사려고 할 때 이 짓거리를 합니다.

 

같은 행사가의 콜 매수, 풋 매도 == 선물 매수

같은 행사가의 콜 매도, 풋 매수 == 선물 매도

 

그래서 합성선물 매수, 선물 매도해서 차익을 노리는 것을 리버설, 반대로 하는 것을 컨버전이라고 합니다.

 

합성선물을 만들 때는 어떤 행사가나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265짜리 콜 매수, 풋 매도해도 되고 260짜리 콜 매수, 풋 매도해도 됩니다. 행사가별로 합성선물을 만들 수 있죠.

그럼 다양한 행사가별로 합성 선물을 만들었을 때 행사가격 간 합성 선물에도 일시적인 가격 괴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익을 노리는 것을 빡스 전략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빡스로 요즘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힘듭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요즘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특정 행사가의 옵숀을 주구장창 매집해서 그 옵숀 가격만을 뻥튀기할 것이라는 개투들의 환상은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라는 거죠. 시장이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닙니다.

 

개투들은 언제나 투기 매매자의 입장에서만 시장을 바라보지만 시장에는 헤저와 차익거래자라는 더 거대한 세력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차익거래자를 하이에나라고 늘 불렀습니다. 하는 짓거리가 하이에나랑 같거든요. 사자(외인)가 뜯어먹고 버린 고기(차익의 기회)를 발견하면 그것을 잽싸게 물어가는 넘들이니까요. 조금 더 객관적으로 표현하면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라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그래서 옵숀가격이라는 것은 각 행사가별로 일정한 규칙에 의해 묶여 있고 선물가격하고도 묶여 있습니다. 한 놈만 튀는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옵숀가격이라는 것은 가장 객관적인 의미에서 5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1) 기초자산의 가격 : KOSPI200 현물의 가격입니다.

2) 행사가격

3) 만기까지 남은 기간

4) 변동성

5) 이자율

 

이런 5가지 변수를 넣어서 계산하면 옵숀 이론가라는게 나옵니다. 블랙숄즈 모델이나 이항분포 모델에 변수를 넣으면 띄리링~ 나오게 됩니다.

 

여러분이 현재가를 보면 이론가랑 실제 가격이 항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변동성이라는 변수 때문입니다.

 

2. 옵숀의 영원한 친구, 변동성

 

역사적 변동성(historical volatility)이라는 것은 과거 데이터에 기초한 변동성입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에 발생한 변동성이지 미래의 변동성은 아닙니다.

 

과거 변동성을 쓴다고 하더라도 공식에 대입할 변동성으로 과거 10일간 역사적 변동성을 쓸 것이냐, 20일간 역사적 변동성을 쓸 것이냐에 따라 이론가는 차이가 날 것입니다. 변동성이 수축하는 국면에서 단기 역사적 변동성은 장기 역사적 변동성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옵숀 이론가는 변동성이라는 변수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탁상공론입니다. 과거 삼성전자가 60만원 정도에서 오래 머물렀을 때 사람들은 60만원이 적정가격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삼성전자는 얼마인가요?

 

다 쓰잘데기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현재가가 이론가보다 높다고 해서 옵숀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다면 옵숀 가격 결정 모델로부터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역계산을 통해 내재 변동성(implied volatility)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내재 변동성이란 시장이 평가하는 미래의 변동성입니다. 시장의 변동성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옵숀 가격은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기초자산의 현재가, 행사가격, 만기까지의 기간, 이자율을 공식에 넣은 다음 변동성을 x로 두고 현재가와 일치시키는 방정식을 풀면 x를 구할 수 있는데, 이걸 내재변동성이라고 정의합니다.

 

내재변동성은 HTS에서 다 제공합니다. 여러분은 내재변동성의 변화를 통해 시장이 미래 변동성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론가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