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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숀 거래를 하려는 개미들을 위한 입문 글 (3)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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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풋-콜 패리티

 

콜가격, 풋가격, 그리고 KOSPI200지수의 가격 사이에는 서로 거부할 수 없는 구속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간단한 식으로 표현한 것이 풋-콜 패리티라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이것을 유도해보겠습니다.

 

옵숀은 내재가치와 시간가치의 합으로 나타납니다. 내재가치란 쉽게 말해 현재 기초자산의 가격이 행사가보다 얼마나 높은가(콜의 경우), 낮은가(풋의 경우)에 의해 결정되는, 만약 지금 이 순간 결제가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가격을 매길 수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콜옵숀의 경우 단순히 기초자산의 가격 - 행사가로 생각하면 됩니다.

 

콜옵숀의 내재가치 = 기초자산 가격 - 행사가

 

여기서 좌변을 주목해봅시다.

 

콜옵숀의 내재가치가 0 이상이라는 것은 같은 행사가의 풋옵숀의 내재가치는 0이라는 뜻입니다. 당연한 야그죠? 예를 들어 KOSPI200 지수가 현재 270포인트라고 하면 265짜리 콜옵숀의 내재가치는 5pt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265짜리 풋옵숀의 내재가치는 0입니다. 지금 결제가 된다면 꽝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만기까지의 시간이 남았으므로 풋 265의 가격이 0(제로)은 아니고 그보다는 조금 크겠죠. 이것은 만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지수가 하락해서 265 이하로 갈 가능성을 감안한 가치입니다. 이것을 시간가치라고 하죠.

 

좌변에서 풋옵숀의 내재가치는 0이므로 콜옵숀의 내재가치 = 콜옵숀의 내재가치 - 풋옵숀의 내재가치가 되죠.

 

여기서 또 한가지 재미난 점을 끌어와야 합니다. 같은 만기와 행사가의 콜과 풋은 시간 가치가 동일해야 합니다. 보수적으로 봐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과 내려갈 가능성은 같기 때문이죠. 따라서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같다면 그 기간 동안 올라가거나 내려가서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도 같으므로 콜 시간가치 = 풋 시간 가치의 등식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콜옵숀의 내재가치 + 풋옵숀의 내재가치 = (콜옵션의 내재가치 + 콜옵숀의 시간가치) - (풋옵숀의 내재가치 + 풋옵숀의 시간가치) = 콜 가격 - 풋 가격이 됩니다. 이게 뭐랑 같아야 한다구요? 우변의 기초자산 가격 - 행사가랑 같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 야그는 말이죠,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어요.

 

현재 KOSPI200이 270이라면 행사가 265짜리 콜옵숀과 풋옵숀의 가격 차이는 5pt가 되어야 합니다. 이보다 크다면 콜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것이고, 작다면 콜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입니다. 이른바 차익거래의 기회가 생기는 거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차익거래의 기회는 잘 나타나지 않죠. 그래서 콜과 풋 사이에는 언제나 행사가만큼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6. 옵숀 그릭스(Greeks)

 

그릭스란 그리스 문자를 말하는 겁니다. 델타, 감마, 베가, 세타, 로 같은 걸 말하는 거죠. 참 골치아픈 이름이죠? 근데 알고 보면 별것 아닙니다.

 

1) 델타

 

델타란 기초자산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옵션가격의 변화입니다. 콜은 기초자산의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항상 델타가 0에서 1 사이의 양(+)이고 풋은 -1에서 0까지 음(-)의 값을 가집니다. 따라서 깊은 내가격으로 갈 수록 델타의 절대값은 1에 가까워집니다.

 

등가격 옵숀의 델타는 0.5입니다. 등가격이란 내재가치의 존재여부가 결정되는 분기점이죠. 상승하거나 하락하거나에 따라 내재가치는 존재하거나 없어지므로 상승확률이 50%라 한다면 델타는 0.5가 됩니다.

 

다시 말해 델타의 중요한 확률적 의미는 특정한 옵숀이 내가격이 될 확률이라는 것입니다.

 

옵숀 포트폴리오에서 델타가 가지는 의미는 시장의 방향성에 의해 수익이나 손실이 날 가능성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순수하게 변동성에만 베팅하고자 하면 방향성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싫을 것입니다. 지수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상관 없이 변동성이 변화에 따라 수익을 얻으려 한다면 포지션 델타를 제로로 만들어야 합니다.

 

간단한 예로 시작해보겠습니다.

현재 KOSPI200이 265포인트고 265짜리 콜옵숀의 델타가 0.5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방향성 위험을 제거하고 변동성 매수를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간단합니다. 행사가 265짜리 풋옵숀을 같은 양 매수하면 됩니다. 그러면 콜옵숀의 델타 0.5, 풋옵숀의 델타 -0.5가 서로 상쇄되어 포지션 델타는 0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예지만, 복잡한 합성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포지션 델타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 매수를 할것이냐 매도를 할 것이냐에 따라 델타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추가해야 하는 포지션이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HTS에서는 델타 중립(델타를 0으로 만드는 것)을 만들기 위해 매매해야 하는 종목과 계약수를 계산해줍니다. 그러나 사실 델타를 정확히 제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며, 시장이 변함에 따라 포지션 델타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델타를 0 근처로 맞추기 위해서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주기적으로 델타 헷징을 해줘야 합니다.

 

개투 여러분. 예전에 제가 외인들 포지션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했죠? 잠실살쾡이님이 최근 올린 글을 보면 외인 포지션에 많은 비중을 두고 매매를 하셨더군요. 그러나... 외인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1차원의 게임을 하고 있지 않아요. 선물 매도, 풋 매수하면 시장이 하락할까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만약 이런 포지션이 더 큰 시나리오의 일부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좋은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장기적으로 예측하려고 하는 자기 자신의 아집을 떨쳐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아집에 의해 무리한 베팅과 손절의 실패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2) 감마

 

기초자산이 1포인트 변함에 따라 옵숀의 델타가 얼마나 변하는가를 나타내는 것이 감마입니다.

감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깊은 내가격이나 외가격으로 갈 수록 0에 가까워지고 등가격에서 가장 큰 값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앞서 감마 효과야말로 옵숀 매수자에게는 대박을, 매도자에게는 재앙을 의미한다고 했죠? 왜 그런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감마가 커진다는 것은 델타의 증가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KOSPI200이 움직이는 폭에 비해 옵숀 가격이 증가하는 폭이 점차 커진다는 거죠.

 

당첨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똥값의 외가격 옵숀의 델타는 0에 가깝습니다. 이런 옵숀은 시장이 상승하거나 하락하거나 별 관심 없습니다. 큰 변화가 없죠. 어차피 꽝이 될텐데 올라 뭐하고 내려 뭐합니까? 안 그래요?

 

그런데 시장에 추세가 발생하여 계속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꽝이 될것이라고 생각되어 버려졌던 외가격 옵숀이 당첨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조금씩 거래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델타가 증가하게 되죠. 그리고 등가격이 되는 순간 델타가 0.5가 되고 내가격으로 넘어갈 수록 1에 가까워집니다. 다시 말해 델타가 0에서 1까지 계속 증가하면서 기초자산의 변화분에 대해 점차 큰 변화를 나타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헐값에 옵숀을 사둔 사람이 있었다면 델타가 증가함에 따라 초대박이 나게 되죠.

 

일단 어떤 옵숀이 등가격에 접어들게 되면 감마 효과는 멈춥니다. 그때부터 감마는 도리어 감소하게 되죠. 따라서 외가격 옵숀으로 대박을 노린다면, 그 옵숀이 등가가 되는 순간 외가격으로 갈아타야 감마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방향성 매매를 하는 경우 포지션 델타는 양이거나 음입니다. 순수하게 변동성 매매를 하려면 포지션 델타는 0으로 맞춰야 하지만 변동성 확대를 기대하는 경우 포지션 감마는 양이어야 하고 변동성 축소를 기대하는 경우 포지션 감마는 음이어야 합니다.

 

포지션 감마가 제로라면 방향성에서도, 변동성에서도 수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런 포지션의 대표적인 예가 차익거래 포지션입니다.

 

3) 세타

 

옵숀 매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산전수전 겪은 옵숀 개투들이 많이 하는 말입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옵숀의 시간 가치는 줄어듭니다. 따라서 옵숀은 시간 자체에 의해 가치가 감소하는 상품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옵숀 게임은 확률적으로 매도자에게 유리한 게임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고, 이 때문에 옵숀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옵숀 매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뭐, 저는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현역 시절 언제나 승률보다 수익률을 중요시하는 추세추종 트레이더로 살아왔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승률이 아니라 수익률입니다. 따라서 늘 이기더라도 한번에 존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옵숀 매도 포지션이 반드시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단지 시장을 움직이고 마음대로 가두리를 칠 수 있는 거대한 자금력을 가진 외인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매도 포지션으로 개투들을 농락하고 있다는 점에는 수긍합니다.

 

세타란 시간이 한 단위 경과했을 때 발생하는 옵숀 가치의 감소분입니다. 따라서 세타는 언제나 음(-)의 값을 가집니다.

중요한 것은 세타의 절대값입니다. 즉, 얼마나 크게 감소하는가가 중요한 거죠. (감소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구요)

 

우선 당연한 야그지만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세타는 더욱 커집니다. 중요한 것은 만기가 가까워질 수록 시간 가치가 가장 많이 까이는, 즉, 세타가 가장 큰 옵숀은 어떤 옵숀일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등가격 옵숀입니다.

 

등가격 옵숀은 당첨될지 꽝이 될지의 기로에 서 있는 옵숀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바로 이 분기점에서 시간 가치는 가장 크게 일어납니다. 어차피 외가격이 된 옵숀은 꽝이 될 가능성이 더 크고 내가격이면 당첨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나 당첨이냐 꽝이냐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지점에서 시간 가치는 가장 크게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깊은 내가격의 옵숀은 선물과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즉, 세타가 0에 가깝습니다.

 

세타와 감마는 대체로 역의 관계를 가집니다. 변동성이 커지면 시간 가치 감소분은 감소합니다. 반대로 변동성이 작아지면 외가격이 당첨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세타는 커집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줄어드는 시장에서, 만기 근처에 옵숀 매수질을 하면 한방에 골로 갑니다.

 

4) 베가

 

베가란 변동성의 변화분에 따른 옵숀 가격의 변화분을 나타냅니다. 등가격 옵숀에서 가장 크며,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작아집니다. 일반적으로 베가와 감마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예외적으로 반대로 움직이는 포지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5) 로

 

이자율 변화가 옵숀 가격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그닥 중요하지 않으므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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