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명백한 시장의 패턴을 찾으려고 하지 말것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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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이 정 맞는다"

 

우리나라의 오랜 속담이죠.

 

시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모든 트레이더의 소망이지만... 늘 반복해서 말했듯 그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입니다.

 

제가 트레이더로 성숙해나가는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는 이처럼 흐릿해 보이는 시장의 전망이 바로 시장의 참모습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제게 시장이 상승하리라는 것이 너무 명확해 보이면 저는 도리어 그 느낌을 의심했습니다. 제 눈에 뻔해보이는 상승 패턴은 남에게도 그리 보일 것이고, 종국에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는 사실을 저는 경험을 통해 자주 느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성과가 높은 시스템은 도리어 적용하기 겁이 났습니다. MDD가 작고 부드럽게 우상향하는 승률 70%, 손익비 3:1의 시스템을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같이 일했던 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엄청난 쾌거라고 좋아했었죠. 그런데 저는 이 시스템이 결코 현실에서도 이와 같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줄 수 없으리라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만약 이 시스템이 정말로 이러한 성과를 현실에서도 내줄 수 있다면... 저는 워렌 버핏보다도 더 부자가 될 것인데,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했죠. 워렌 버핏이야 로또를 맞은 사람보다도 더 운이 좋은 사람이고, 저는 그런 운은 타고 나지 않은 사람임이 분명했죠.

 

아니나 다를까 그 시스템은 약 2-3개월 동안 잘 들어맞다가 종국에는 가장 최악의 시스템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미인들의 팔자는 박할까요?

 

객관적인 통계적 근거는 없지만, 심증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너무 아름다운 여인은 늘 주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더로써 롱런하는 비결은 특별한 비법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평범한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들어 조용히 이기는 것입니다.

 

저는 시장에 강한 거래량을 수반한 양봉이 연달아 나오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조만간에 시장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겠구나. 상승의 관점에서 대응해야겠다.'

 

본격적인 상승은 바로 내일이 될 수도, 한 달 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주가는 날씨와도 참 비슷합니다.

 

겨울의 막바지에 이상하리만치 날씨가 풀리고 봄이 오나 싶으면 갑자기 며칠 안에 그 이상으로 추운 날씨가 닥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랜덤하게 변하는 날씨를 두고 계절의 변화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구체적인 기법 같은 것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러한 것을 그다지 믿지도 않습니다.

 

저에게는 그저 가격과 거래량이 표시된 차트 한장이면 됩니다. 그 차트 하나로 미래 주가흐름을 예측할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어차피 어떤 짓을 해도 주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으므로, 굳이 더 많은 정보로 제 머리를 어지럽히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시장의 선도 세력이 상승으로 베팅하면서 시세를 견인하려는 노력이 보이면, 상승의 관점으로 대응하고, 세력이 주식을 연일 연달아 내다 팔면서 하락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면 저 또한 하락의 관점에서 대응할 뿐입니다.

 

그리고 달도 차면 기울듯, 시장 심리가 극에 달하면 추세는 반대로 전환된다는 점을 알고, 추세가 전환되었다고 판단되면 방향타를 전환해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시장을 너무 명확하게 보려고 하지 말고, 그것을 정확히 예측하려고도 하지 말며, 그저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면서 시장의 흐름을 타려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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