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시장과 대화를 하는 법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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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영어에 참 컴플렉스가 많죠? 12년 동안, 학창시절 내내 영어를 공부하는데도 왜 외국인만 만나면 입도 뻥긋 못하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론만 외웠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시안적인 행태는 변하지 않아서 요즘처럼 토플이다 토익이다 산업체에서도 영어를 중시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토익학원에 다니면서 '토익시험'을 잘 보는 방법을 연구하지, 영어 그 자체를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참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일단 시험점수를 잘 받아야 취직이 잘 되니까 영어를 잘 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보다 일단 시험점수를 잘 받는 단기적인 목표에 치우지는 거죠) 한편으로는 참 어리석고 본질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트레이딩도 똑같네요.

책 안에는 답이 없습니다. 기본적인 이론을 배운 다음에는 그 이론을 실전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야지, 과거 차트만 들여다보고 있는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되도록이면 예전부터 여러분께 실전 차트를 중심으로 어떻게 매매계획을 짜고 그것을 실행하는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일단 용감하게 부딪혀 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트레이딩도 그렇습니다. 책을 아무리 읽어도 실제로 외국인과 대화를 하면 책에 나온대로 얘기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무한한 병용과 응용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책에서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런 책을 설사 쓴다손 치더라도 백과사전만큼의 두께가 될 것이고, 그것은 읽을 수 없는 책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맥락에서 적절한 대화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책에서는 그 맥락을 제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죠. 이 역시 트레이딩에도 적용되는 야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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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트를 기준으로 그렇다면 시장과 대화를 하는 방법의 예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제 방법이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법으로 시장과 대화를 하는 수도 있다... 이렇게 이해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위 차트 하나를 보시면 제가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고, 현재 제 포지션은 무엇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제 포지션은 매도청산 후 관망입니다.

7일까지는 매도 포지션이었습니다. 당연하죠.

8일(만기일) 주가는 반등했습니다.

만약 주가가 246 포인트를 뚫고 올라갔다면 매도 포지션은 청산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주가는 갭필을 하지 못하고 꺾였습니다.

242포인트가 이제 전 저점(즉, 지지선)이 되었습니다. 금일 새로운 저점을 테스트하였으나 실패(베어 트랩)하였고 이 시점에서 매도 포지션 청산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이제 저는 무포입니다.

 

그렇다면 제 매매계획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246포인트를 상방으로 돌파하면 매수로 따라붙고, 242포인트를 붕괴하면 매도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이 두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관망을 유지합니다.

 

물론, 조금 더 리스크를 진다면... 매도 포지션을 홀딩하면서 기도매매를 할 수 있겠져. 분명 금일의 반등은 하락폭에 비해 약한 편이고, 그렇다면 이것은 추세파에 따른 조정파이므로 또 한번의 하락추세파가 나올 것이다... 이렇게 보는게 전통적인 기술적 분석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건 제 스딸은 아닙니다. 왜냐면... 전 움직이는 시세를 좋아하는 것도 있고...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을 보면 도저히 하락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느낌도 있어서... 솔직히 확실한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포지션을 보유하는게 불안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제 기준은 이 시점에서는 242와 246이 되는 것입니다. 242~246은 개나 먹으라고 줍니다. 전 피터지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 분명한, 박빙이 이루어질 구간에서 황소나 곰이나 베팅 안 합니다. 더 강한 놈이 어느 쪽인지 어느 정도 결론이 나올 때까지 지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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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한 이론은 별게 없습니다. 사실 제가 이곳에 올린 분석글 중 어느 하나라도 고도의 기술적 분석을 사용한 것이 있었나요? 부연 설명을 위해 이평선이나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을 덧붙이기는 했어도 언제나 기본은 지지와 저항이라는 틀에서 이루어집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아무도 없다고 저는 장담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매매가 차이가 나는 걸까요?

 

미묘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242를 오전 중에 깨려고 하다가 반등한 시점에서 저는 '지지 받는구나, 일단 털자'라고 해서 털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 중 다수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홀딩했을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인데, 이런 차이가 누적되면서 큰 차이가 됩니다.

 

이런 것을 이론적으로 풀어내줄 수 있는 책은 없습니다. 오직 실전 경험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랜 시장 경험은... 트레이더를 아주 냉정하게 만듭니다. 어떠한 희망도 기대도 가지지 않는 상태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울까요?

 

그걸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스템을 운용하면서도 결국 그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또한 이러한 전략을 시스템 코드로 짜는 것도 쉽지 않기에... 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딨습니까?

 

꾸준히 노력하시면 언젠가는 고지가 조금씩 가까워질 것입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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