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미녀53 칼럼

시스템에 지치셨나요?

언덕위의바람 2020. 1. 1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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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메일이 한통 왔습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입문한 후 고군분투하던 분이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시스템에도 답이 없습니다. 사실 주식이라는 것에서 명확한 답을 찾으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시스템을 충분히 경험해보셨다면, 시스템이라는 것이 반드시 그것을 이용해서 거래를 할 때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매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툴로써의 의미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이미 많이 반복한 얘기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저는 기대했던 것이지 여러분 모두가 시스템 속에서 성배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에 지치셨다면 일단은 시스템을 놓으세요. 그리고 재량매매를 다시 해보세요. 모든 것이 달리 보일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 천명하는 제1명제가 어떠한 방법으로든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미래는 불확실성 속에서 존재하며, 우리는 그저 그것을 예측하려 할 뿐입니다. 그 예측은 당연히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거죠.

 

투자, 투기, 그리고 도박은 모두 그러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에 돈과 시간을 거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예측, 베팅하는 돈, 그리고 시간의 3요소가 최종적인 성패를 가름짓게 됩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이란 시스템의 예측력에 베팅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삼성전자의 상승을 예측하는 것과 같습니다. 언제나 예측과 베팅이라는 요소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한 예측이 무엇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승률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제가 볼때 그 차이는 인간이라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예측이 틀렸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라고 하죠?

 

가장 보수적인 시각은 자신의 예측력을 50% 정도로 잡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강한 확신이 들어도 자신의 생각이 맞을 확률은 50%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자연스럽게 베팅금액 조절도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몰빵하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맞을 확률을 과신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매매란 계획과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예측의 툴은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차트를 보든, 재무제표를 보든, 거시경제 흐름을 보든, 그것을 바탕으로 일종의 예측이 생기게 되고, 그 예측에 돈을 거는 것이 베팅행위입니다.

 

예측은 단순히 내 생각이 맞을 확률이 얼마다라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맞앗을 때 기대수익이 얼마고, 틀렸을 때 잃을 금액이 얼만지까지 예측하는 것입니다. 즉, 승률과 손익비를 모두 고려하여 베팅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이것을 정확히 알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흐릿한 아이디어는 언제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옵숀 매수는 애초부터 승률이 아주 낮은 게임이죠. 그래서 현물에서 날리다가 옵숀으로 와서 망하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현물에서의 승률을 옵숀에서 기대하면서 손익비는 훨씬 더 크게 잡기 때문이죠. 승률, 손익비 조정을 마음 속에서 하지 못하고 덤벼드는 것입니다. 옵숀 매수 승률이 결코 50%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깨닫고 있다면 전재산 몰빵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예측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경험상, 올바른 예측은 늘 대다수가 예측하지 못했던 곳에 있었습니다.

모두가 이 회사는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지 못할 때 사는 사람은 돈을 법니다.

그래서 매매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저는 말합니다. 강심장이어야 한다는 거죠.

 

흐름을 타야 합니다. 정책적 기조이든, 경제 사이클이든, 아니면 단순히 차트 상의 추세이든, 흐름은 언제나 이어질 가능성이 조금 더 높습니다. 주가가 올라간다고 그것만 보고 매수하는 것은 문제지만, 명확한 예측이 있다면 기왕이면 올라가는 주식을 사는 것이 떨어지는 주식을 사는 것보다 낫습니다. 적어도 예측이 틀려도 손절할 기회는 있습니다.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주식을 알량한 예측에만 기반해 매수하는 경우 갑자기 거래정지 이후 상폐 코스를 밟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가라는 것은 언제나 그러한 사건 앞에 이상 징후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승하던 주가가 갑자기 거래정지를 당하고 상폐당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 전에 꼭지를 치고 하락하다가 뒤늦게서야 악재가 터지는 것이 일반적이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법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는 주식은 추세를 만들지 못합니다. 잦은 손갈이를 하면서 럭비공처럼 튀어다닐 뿐이죠.

 

예측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매매는 그 이상의 실천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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